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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회

부가세는 부가세가 아니다

징구 2017. 11. 6. 18:02

"웬 뚱딴지 같은 소리?" 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사실입니다. 부(가)가(치)세는 부가세가 아닙니다. 


우리가 소비하고 이용하는 대부분의 제품과 서비스에는 소비세의 일종인 부가가치세가 붙습니다. 다들 아시다시피 부가가치세의 세율은 10%이지요. 우리는 흔히 부가가치세를 부가세라고 부르지요. 앞서 말했듯 우리가 소비하고 받는 대부분의 영수증에 적힌 '판매금액 또는 부가세 과세 물품 가액'의 10%에 해당하는 속칭 '부가세' 덕분에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세금이기도 합니다. 친숙한 만큼 가장 많이 걷히는 세금 중의 하나이기도 한데요, 통계청 e-나라지표의 국세수입실적에 의하면 2016년 가장 많이 걷힌 국세는 68.5조 원의 수입을 기록한 소득세가 차지했고, 그다음은 61.8조 원의 부가가치세가 차지했고, 2015년에도 두 번째를 기록했고 2014년에는 단일 세목으로 가장 높은 국세 수입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. 저는 세금 전문가가 아니니 부가가치세에 대한 설명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.


저 역시 작년 이맘때만 해도 '부가가치세'와 '부가세'의 용어를 혼용하여 사용했습니다. 아니 '부가세'란 단어를 더 많이 썼던 듯합니다. 그러나 당시 제가 공부했던 책에서 부가가치세와 부가세는 다르다는 충격적인 설명을 듣고 난 이후로는 부가세가 부가가치세로 대체되어 쓰이는 많은 상황을 보고 들으면 영 마음이 편하지가 않습니다. 사실 '진짜' 부가세는 세수 실적도 낮을 뿐더러 일상생활에서 흔히 찾아보기 어렵습니다. 덕분에 구글에 '부가세'라고 검색을 하면 너무나도 당연한 듯 '부가가치세'가 검색되는데, 이는 많은 사람들이 부가가치세와 부가세를 혼동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며, 계속하여 잘못된 용어 사용을 고착화 시키는 원인이기도 합니다.


조세 세목

세금의 종류 : 한국조세재정연구원 : 세목별 조세제도


※ 이하 부가가치세와 부가세의 용어를 정확히 구분하여 사용하겠습니다.


그렇다면 '진짜' 부가세가 무엇인지 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봅시다. 부가세에 대조되는 말은 독립세입니다. 독립세는 조세가 아닌 과세물건에 대하여 부과·징수하는 조세를 말하는 것으로, 법인세와 소득세 등 대부분의 세금이 이에 속합니다. 당연히 부가가치세도 독립세에 속합니다. 반면 부가세는 다른 조세를 과세표준으로 하여 부과·징수하는 조세를 말하는 것을 말합니다. 즉 과세 물건이 아닌 다른 세금의 기생충처럼 붙어 부과된다는 점에 차이가 있습니다. 대표적인 부가세에는 취득세와 등록세 및 종합부동산세에 부가되는 농어촌특별세와 지방교육세 등이 있습니다.


대부분의 영수증에는 부가가치세가 아니라 부가세라고 적혀 있다.


저는 그 이유를 이름의 유사성에서 찾습니다. 우리는 보통 긴 용어를 줄임말로 대체하곤 합니다. 종합부동산세는 종부세로, 농어촌특별세를 농특세로, 취득세와 등록면허세는 취등록세로 간소화하여 부르지요. 부가가치세를 줄여 쓴다면 아마 '부가세'가 적당할 것입니다. 게다가 앞서 밝혔듯 일상에서 너무나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부가가치세에 비해, 수 년에 한 번 볼까 말까한 부가세의 사용 빈도 덕분에, 부가가치세는 부가세의 자리를 차지하게 됐을 것입니다.


그럼에도 불구하고 부가가치세는 부가세가 아닙니다. 부가세와 부가가치세가 다르다는 것을 안 이상, 부가가치세가 부가세라는 용어로 쓰일 때마다 영 불편합니다. 적어도 뉴스 등 TV프로그램과 기관 및 기업, 영수증에는 '부가세'가 아닌 '부가가치세'로 쓰였으면 좋겠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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